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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발전방향

심상렬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이 골프 하는 모습과 스윙 폼을 언론매체가 그대로 보도하는 등 그 동안 과거 정권과는 달리 참여정부는 골프를 사치적,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운동, 휴양적이며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것 같아 참으로 다행인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200여개의 골프장에서 성인인구의 20여%인 2～300만명의 골퍼가 매년 1,500만여 라운드의 골프를 즐기는 현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골프에 대한 정부의 시각전환은 조금 때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운동으로는 축구와 야구가 있으나 이는 보는 스포츠일 뿐이며, 즐기고 참여하는 스포츠로는 단연 골프가 가장 으뜸일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이제부터는 골프에 대한 시각전환 뿐 아니라 골프를 건강과 휴양을 위한 국민의 스포츠로서 건전하게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골프장의 숫자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한다면 우리나라가 200여개인데 반해, 일본이 2,200여개, 미국이 18,000여개이며, 국가별 인구를 골프장의 수로 나눈 골프장 1개의 수용인원을 계산한다면 골프장 1개당 우리나라가 20만명, 일본이 5만 5천명, 미국이 1만 3천명이 된다. 국토공간적인 상황이 많이 다른 미국은 제외하고 이러한 계산에 따라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과 비교할 경우, 현재 일본의 골프장 수가 과다한 점(1,700여개가 적정하다고 함.)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5～600여개의 골프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골프장의 건설을 국민의 운동, 휴양적 측면의 대중적 스포츠공간이라는 인식하에 도시계획적, 국토공간적 측면을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도시를 건설할 경우, 우선 녹지축으로서 골프장을 계획하고 골프장에 맞춰 주거지와 상가를 배치하는 전형이다. 이와 같은 틀에서 계획된 신도시는 도시와 골프장이 서로 바둑판 위의 흑과 백돌이 얽혀 있는 것과 같은 환경 친화적 도시공간을 창출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로서는 국토공간의 효율적 이용측면 뿐만 아니라 건설산업발전의 효과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고, 이러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인근에 골프장이 있어 경관적으로나 운동, 휴양적으로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는 등 골프장 건설이 도시개발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의 골프장 건설의 실상은 어떠한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골프를 호화 사치운동의 대명사로 몰아붙여 골프장 허가받기가 무척 까다로우며, 허가를 받은 골프장도 도시지역이나 경사가 완만한 논, 밭 등 생산녹지를 피해 도시 외곽의 경사가 급한 산이나 구릉지역으로 밀려 개발비용은 증가하고, 자연녹지는 파헤쳐지고, 경관?지형적으로도 계단식의 환경부조화적인 골프장이 되기 십상이었다. 한편, 정부에서는 골프장의 이용세금을 대폭 올리고 골프장측에서는 자유화된 골프장 이용요금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장의 대중화는 요원한 실정이며, 어떻게 해외골프여행으로 인한 과다한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골프장 증설을 위한 골프장 가용부지의 확대가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나 생산성이 낮은 논, 밭을 골프장 건설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골프장 개발의 방법도 현재의 점적, 단독적 개발의 형태에서 미국식 단지적, 유기적 개발 형태로 변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서 주택의 녹지, 환경적인 가치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원주택단지와 연계된 골프장의 개발은 골프와 전원주택수요 그리고 공간의 효율적, 환경친화적 개발요구에 부응하는 국토개발의 한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골프장 가용부지의 확대를 통해서만이 골프의 대중화와 환경적, 경관적으로도 조화된 골프장의 건설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나 그동안 골프장 건설부지로 가능했던 급경사지나 토량의 이동이 많아 환경의 파괴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오히려 골프장 허가를 더 제한하고 법적규제를 강화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골프의 대중화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골프장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골프장 이용세금을 없앰으로써 이용객이 급증하고 골프장의 건설에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을 보아 정부가 IMF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급등했던 이용세금를 대폭 낮춘다면 골프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골프장의 이용요금도 규제함으로써 현재 부족한 골프장하에서 한없이 오르기만 하는 골프이용료를 조정하고 낮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어떻든 우리나라의 골프장 건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현재보다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이에 따라 골프장 관리를 위한 새로운 종자, 자재 및 기술의 발전은 가속화 되고 그린키퍼들의 역할도 한층 더 중요해지는 현 시점에 있다. 그린키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골프장 관리기술의 개발에 적극적이며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관리 관행과 경험에만 의존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소극적이라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골프업계에 제대로 적응할 수 없을 것이다. 골프장의 발전에 발 맞추어 그린키퍼들의 업역과 위상도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관리기술 개발과 도입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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