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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교수, 한국잔디학회 회장
이제부터는 잔디의 생산, 관리, 연구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잔디를 식재함으로써 얻어지는 효용가치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적극 이해시키고 홍보하여 잔디산업을 새롭게 일으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이다. 오랜 잔디산업의 역사를 가진 유럽 및 미국에서도 1990년대에 들어 잔디식재의 효과를 정성적인 면에서 탈피하여 정량적인 방법 즉 기능을 계량화 하려는 노력이 폭 넓게 시도되고 있다.
잔디의 효용가치는 다음과 같이 열거할 수 있다.
1. 기능적인 면 : 토양침식방지, 빗물의 일시적 보유 및 지하수 보충, 태양 목사열의 분상, 햇빛의 반사율 감소, 유기화학물질의 분해, 대기오염 완화작용, 소음감소, 화재방재
2. 휴양적인 면 : 저렴한 비용으로 표토의 포장, 육체적인 건강증진, 정신적인 건강증진, 아름다운 경관제공
3. 미적인 면: 아름다움의 제공, 생활의 질적인면 향상, 사회적 융화에 도움, 지역사회의 자랑거리, 재산가치의 증진, 조경요소들의 조화증진
1) 잔디는 지면을 피복하여 여름을 시원하게 하고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
지피식물과 나무는 도시에서 한 여름철에 나타나는 열섬현상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식물체가 증산작용을 통하여 태양에 의해 더워진 공기를 기화작용으로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잔디의 잎이 흡수하는 빛의 양은 태양을 향한 각도에 따라 다르나 전 복사의 50~80%에 달한다. 반사율은 22~26%, 투과되는 빛의 양은 15~30%에 해당된다. 잎은 광합성을 통해서 태양으로부터 흡수된 빛의 1~2%를 화학적 에너지로 전화시킨다. 또한 일정표면에 대한 태양빛의 반사정도를 albedo율이라 하는데 전조한 모래땅이 18~40%, 콘크리트 포장이 35~40%인데 비하여 잔디표면은 22~26%이다. 복사열을 반사하는 정도 역시 잔디표면이 3~15%로 건조한 모래 18~30%, 건조한 나지의 10~25%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러한 수치는 잔디에 의한 지면의 피복이 빛의 반사를 완화시켜 시각을 보호해주고 주변의 온도를 크게 낮추어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잔디표면에 비하여 전조토양은 온도가 16%, 갈변한 잔디는 43%, 인조잔디면은 80%가 증가한다. 특히 인조 잔디구장의 경우 여름철 물을 뿌리지 않으면 사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갈변잔디의 온도가 건조토양에 비해 높아짐은 겨울철 잔디표면의 온도 상승으로 주변을 온화하게 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잔디는 빗물과 바람에 의한 표토의 유실을 막아준다.
모암이 충화되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이 풍부한 토양으로 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표토의 유실은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큰 손실이다. 잔디로 피복된 토양은 일반작물을 경작하는 토양에 비해 토양유실이 1/5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경작토에서 일어나는 토양의 유실은 10a당 917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분간에 3인치의 폭우가 내릴 경우 유실되는 토양은 나지의 경우 10a당 22kg인데 비해 잔디피복 토양에서는 1-6kg에 불과하다. 잔디의 shoot수는 1m2당 45,000개 내지 12,000만개에 달하고 잘 관리된 green에서는 4,000만개에 달해 밀도가 높고 치밀한 잔디의 집합체는 물의 흐름을 더디게 하여 표토의 유실을 막는다.
3) 잔디의 빗물과 표면을 흐르는 물을 흡수하고 거르는 역할을 한다.
잘 가꾸어진 지상부의 shoot와 잎의 생체량은 10a당 100-2996kg에 달하며 또한 1m2 285-500마리의 지렁이가 살게된다. 지렁이는 토양의 입단구조를 향상시켜 공극을 많게함으로 물의 흡수량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잔디는 농경지 토양에 비해 물을 잘 거르고 중력수로 빠져나가는 물을 보유한다. 작물은 생육하는 동안 1.65cm/10a/monrh의 표면수를 유실시키는데 비해 잔디밭의 표면수의 흐름은 그 1/1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물의 유실이 적은 결과는 바로 질소와 인의 유실이 작물을 재배하는 토양에 비해 1/100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잔디가 물을 보유하고 거르는 단계를 거치므로 빗물이 바로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아주고 지하수로 들어가기 전에 다시 토양에 의해 걸러지므로 지하수를 보충하고 오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많은 골프장에서는 잔디에 의해 잘 걸러진 물을 다시 관수에 사용함으로써 물을 절약하고 있다. 잔디에 의해 잘 걸러진 물을 다시 관수에 사용함으로써 물을 절약하고 있다. 잔디는 갈수기에 물을 너무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교목이나 관목이 증발산이 동일면적에 비하여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4) 잔디는 도시지역에서 표면에 흐르는 물을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정화시킨다.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포장된 곳을 흐르는 빗물은 납, 아연, 카드뮴, 구리와 같은 많은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가로에 쌓였던 기름, 그라스, 연료로부터 나오는 탄산수소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고 가정이나 산업폐기물은 각종 해로운 물질들도 포함된다. 잔디가 식재된 표면은 그러한 오염된 표면수를 바로 하수구로 들어가지 않도록 잠시 잡아두거나 거르는 장소가 된다. 잔디는 자체가 물을 머금는 동시에 치밀한 shoot와 뿌리에 의해 물을 잠시동안 머물게 한다.
잔디밭은 아주 동적인 생태계로 박테리아, 곰팜이, 방선균 등을 포함하고 아울러 지렁이를 비롯한 곤충, 선충, 거미 등과 같은 많은 무척추동물들이 살고 있다. 토양층의 윗부분에서 잔디의 지상부나 뿌리가 분해할 때 다양한 미생물을 지탱할 양분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잔디밭 생태계에서 번성한 미생물은 유기적 화학물질이나 오염물질을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아주 활발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형성하게 된다. 토지는 대개 삼림이나 작물재배지에 비해 미생물상이 더 활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잔디의 예지물이 회수되지 않고 그대로 포장에 돌려진다면 충분한 양분과 관수로 인하여 수분이 적당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자주 예초되는 잔디포장은 이들 유용 미생물의 수준이 더 풍부할 것으로 본다.
5) 잔디는 토양을 개선하고 환경적으로 피해받은 토양을 회복시킨다.
잔디는 종류에 따라서 2~3cm에서 3m까지 땅속으로 뻗는다. 대개 한지형 잔디에 비해 난지형 잔디의 뿌리뻗음이 왕성하다. 켄터키 블루그래스의 경우 1098~1608kg/10a의 무게에 달한다. 지표에서 15cm까지 1L부피의 용기내에 107,000개의 뿌리와 53.500,000개의 근모가 존재한다. 이것들의 42%가 해마다 죽고 다시 살아난다. 이것은 즉 675kg/10a의 뿌리 생체가 해마다 더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양은 미세근과 근모는 계산되지 않은 수치다. 근계의 발달은 자주 예초하는 잔디가 비록 깊게 뻗는 것은 덜하지만 섬유근을 많이 갖기 때문에 예초하지 않은 것에 비해 많다.
6) 잔디의 공기를 정화시키고 소음을 완화한다.
잔디는 탄산가스를 비롯한 오존 및 기타의 유해가스를 흡수하고 대신 산소를 배출한다. 25m2의 잔디밭은 4인 가족이 필요한 산소량을 배출하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잔디는 매년 1,200만톤의 먼지를 거르는 역할을 한다. 식물은 소음을 흡수하거나 굴절, 또는 반사시켜 감소시키는데 잔디밭은 소음레벨을 20~30%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들은 녹지가 갖는 중요한 기능의 한부분이라 할 수 있다.
7) 휴양기능 및 조경적 기능
식물체의 잎은 70~80%가 물로 이루어져 있어 사람들은 초목의 푸르름은 물이라는 무기물의 유기적 심볼로 받아들이게 된다. 물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 물질이며 인간 모두의 원천적 고향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초록의 경관을 접하면 물속에 촉촉히 젖어드는 느낌을 얻고 그속에서 위안과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녹색은 자연의 색으로 인간이 최초로 발견할 수 있는 생명의 색이었다.
최근에는 green amenity, 순수, 깨끗함, bio-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피로를 감소시키고 작업효율을 높이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심리적 효과가 크다. 최근 정신적 질환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색채치료, 원예치료 등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데 이들 효과도 녹색이 주는 효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문화혁명 기간동안 서양의 잔재를 없애기 위하여 많은 나무와 잔디를 제거하였다. 그 결과 도시는 여름철에 열섬현상에 시달리고 먼지에 의한 대기오염과 토양침식으로 인한 수질오염에 의해 환경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수목 및 잔디의 식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수십년이 지나야 얻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서부에서는 모래토양 주변에 바람과 물에 의한 침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무를 심었으나 지금은 나무가 물을 소비하는 양이 잔디에 비해 너무 큰 것으로 밝혀져 나무대신 잔디식재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에 걸친 가뭄으로 잔디를 다른 식물로 대체할 것을 권했으나 오히려 산불에 의해 집과 나무는 다 타버리고 주변에 잔디를 심었던 집들은 피해가 아주 경미했던 예가 있다.
그러면 우리의 녹지관리 실태를 둘러보자. 녹지를 확보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지만 웬만한 나지는 거의 지피식물로 덮여있는 선진 외국과 비교하여 아주 열악한 환경임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봄철의 대기환경은 중국대륙에서 날아오는 황사를 비롯하여 피복되어 있지 않은 나지에서 날리는 먼지의 양이 아주 많다. 우리나라 대기환경은 2000년도에 조사된 바에 의하면 대기중 미세 먼지의 양이 선진국 대도시들과 비교할 때 1.7~3.5배에 달한다. 최근의 평균농도는 런던과 파리가 20㎍/㎡인데 비해 서울은 71㎍/㎡로 크게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은 도심공간의 녹지가 부족하고 설치된 녹지의 관리상태가 미지한 결과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많은 도시에서 각급학교의 나지로 형성된 운동장에서 날리는 먼지의 양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각급학교가 가지고 있는 운동장의 면적은 표 2와 같다. 잔디로 포장된 학교운동장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1억㎡이상 맨땅의 운동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면적을 비교할 때 기준으로 삼는 여의도 면적(8.5㎢)의 12배 이상에 달하는 면적이다.
우선 학교 운동장의 피복만이라도 시급히 이루어진다면 잔디의 효용가치를 감안할 때 한참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이 배우고 자라는 공공의 환경에는 무관심하고 개인의 환경과 학업의 성취에만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의 환경을 위하여 이제 더 많은 관심을 기율여야 할 것이다. 아름답게 꾸며진 초록색의 운동장, 정원, 화단이 왜 필요한 것인가는 이제 너무도 분명하다. 인간은 환경을 만들고 다시 환경은 사람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모든 나지를 초록의 잔디로 덮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레져의 근본 목적은 심신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힘을 재충전하는데 있다. 다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힘은 자연과의 communication(소통)이 이루어질 때 쉽게 얻어진다. 잔디는 비록 인공의 힘이 다소 가해져야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자연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각종 기능을 통하여 우리의 환경을 정화시키고 아름답게 하여 결국 우리 자신을 건강하게 하고 삶에 희망을 안겨 주는 푸르름의 기본이 되는 식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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