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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골프디자인 도시계획기술사
골프장의 자연에는 녹지자연과 생태자연으로 나눌 수 있다. 녹지자연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생태자연은 잊고 있다. 골프장 건설로 인해서 생태계가 소멸되고, 상하좌우로 차단되었다. 녹지자연은 골프장 건설 이전보다 더 좋아졌으나, 생태자연은 아무 생각없이 파괴되고 있다.
80년대 한강을 개발할 때 생태계 문제가 대두되었으며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보호책을 강구하자하여 호안블럭을 고기가 살 수 있는 어소(魚巢)블럭으로 변경하였고, 저수위댐(Law Dam)에는 어도(魚道)를 설치하여 한강 상·하류도 이동할 수 있게 고려하였고, 기타 생태계가 되살아나게 하기 위하여 많은 배려를 하였다. 따라서 지금 한강에는 생태계가 완전히 복구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골프장에도 이와 같은 기본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
골프장은 만들기 이전에는 그 부지내 모든 생태계는 자기 나름대로의 세계가 있고 질서가 있었을 것이며, 생태계 모든 생물들과 자연들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파괴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생각이 골프장 설계 시점부터 고려되어야 한다.
골프장의 윗부분에 있는 계곡이 코스를 지나간다든지 골프장 자체가 계곡내에 위치하여 아래쪽으로 생태계의 이동통로가 있다든지 하여 그 지역이 조류, 동물, 기타 여러 가지의 서식지역이라면 설계에서도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하고 골프장 관리부에서도 생태계에 대한 많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설계한 파인크리크C.C, 지산C.C, 화산C.C, 코리아C.C, 산정호수C.C, 동부산C.C, 신라C.C, 썬힐C.C 등에는 1km∼4km의 Creek을 두었다. 그 Creek들은 기존 계곡을 메운 자리를 복원하거나 또는 자연 상태 그대로를 보전하여 생태계가 아래·위로 이동할 수 있게 하였다. 계곡에서 연못으로 연못에서 계곡으로, 또는 폭포로 연결되는 Creek은 생태계 뿐만 아니고 코스 공략에서 기량을 부여하기도 한다.
우리가 수리계산을 해서 유량을 결정하여 통수단면을 결정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치로 하는 것이다. 만약에 의외성이 발생되어 폭우가 온다고 하면 그 에너지는 대단할 것이다. 이 때 Creek이 담당하여 방재역할도 할 수 있다.
골프장 깊은 곳으로 계곡이 흐른다는 것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다.
잔디와 나무뿐인 골프장과 나무, 잔디, 물, 계곡, 바위 등이 많은 자연요소가 있는 골프장은 경관의 흐름이 좋을 것이다.
골프장 연못에도 고기가 살 수 있는 어소(魚巢)블럭을 설치하고 온도유지를 위하여 연못깊이도 차이를 두고 물이 들어오는 길이 있고 물이 나가는 길이 있는 자연적인 Creek이 살아있는 연못으로 관리해야 한다.
뉴서울C.C 남코스에 가면 몇 년 전에는 염소가 라프에서 가족 단위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모든 골퍼들이 반가워하고 염소소리도 흉내내는 등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보이지 않아 골퍼들이 섭섭해하고 있다. 80년대초 제주C.C에서는 골프플레이 도중 검은 황소가 나타나서 일행들 모두가 소를 보며 신기해 하고 기뻐하였다. 80년 안양베네스트 C.C 지배인이었던 안용태 사장님과 미국의 뽀삐힐 골프장에 갔을 때는 양 수십 마리가 골프장을 거닐고 골퍼들이 양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알려진 페블비치C.C에서는 바다오리가 페어웨이를 거닐고 그린을 밟고 다니고 있었다. 그린에서 골퍼들이 퍼팅하는 동안 양은 그 위에서 마치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듯 서 있었다. 얼마나 평화로운 모습인가? 골퍼들이고 코스관리인이고 아무도 짜증을 내지 않고 그런 동물들을 순수하게 대해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세계 각국의 골프장을 탐방하다보면 조류, 동물들을 끌어들여 생태계의 천국인 곳도 많다. 나무 밑에 1년이 가도 볼이 한번도 가지 않는 곳은 관목 및 초화류를 심고 키워서 토끼, 꿩, 다람쥐 등이 살 수 있게 조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며칠 전에 제주도에 있는 모 골프장 관리인을 만났다. 그 사람은 꿩과 친해서 오토바이를 타고가도 꿩이 날아가지 않고 오히려 반기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필자는 세계에서 가장 자연보호가 잘 되고 있는 미국의 옐로우 스톤(Yellow Stone) 국립공원 개념을 골프장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공원 입구에 가면 동물 및 새들이 놀고 있고, 고사목을 그대로 두어 검정색깔로 변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계곡을 흐르는 온천수는 그대로 보존하였고, 밤에는 공원밖에서도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골프장에서 관목과 지피식물 등 생태계의 물리적인 환경을 다 없애고, 나무는 전지하여 수형을 변형하고, 농약을 치고 말끔히 해놓아 사람외의 생태계는 다 쫓아버리고 사람만이 독점하겠다는 생각은 자연의 역행이다. 우리나라의 골프장들은 대체로 이러한 실정이다. 사람, 동·식물, 어류 등의 생태환경에서 사람이 한 구성원으로서 모든 생태계와 어우러져서 캐고의 신선과 같이 사는 것이 인간회복의 길이다.
살아있는 골프장은 이 길을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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