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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잔디연구소 책임연구원/농학박사
농약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저항성 품종의 이용, 경종적 방제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일부 골프장에서는 이미 잔디 병해충 관리에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병해충의 생물적 방제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관리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생물적 방제에 대한 연구 및 시도는 화학농약의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적 방제가 실용화되지 못하는데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생물적 방제는 화학 농약처럼 확실하고 정확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재현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살아있는 생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형화가 어렵고, 작물의 생육기 동안 언제나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물농약이 화학재제에 비하여 효과나 안정성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환경보전 차원에서는 도입해야 하는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미생물 농약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미생물 자체를 이용하여 농약으로 등록된 제품은 BT제 한 품목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미생물 제품의 등록에 대한 기준이 없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미생물재제들은 농약으로 등록된 것이 아니고 비료 또는 미량요소, 생장조절제 등 애매한 농용자재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으로 인하여 제품의 효과에 대한 믿을 만한 검정 절차가 없이 유통되고 있는 것들이 많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혼란스러운 현실이다. 다행히 2000년 6월에 미생물농약의 등록에 관한 규정이 고시되어 그 동안 국내에서 개발하였던 우수한 미생물 농약들이 본격적으로 표면에 등장할 것이도 상품화가 촉진되어 미생물 농약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미생물 사용의 촉진요인으로서 경기도에서 팔당 상수원 특별대책지역 내 18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상수원 오염방지를 위하여 미생물 농약 구입비를 골프장당 1,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는 한편 농약사용량 및 잔류량 검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어 향후 미생물 농약의 사용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에서 생물농약에 관심을 갖고 먼저 개발하기 시작한 나라느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유럽국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소규모의 유통과 IPM을 통한 생물적 방제를 발전시키는 동안 미국에서는 단 시간에 광범위한 시장 개척과 상품화에 경쟁적으로 여러 회사가 참여하였다. 외국에서 미생물농약의 개발은 초기에는 토양병원균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점차 지상부에 발생하는 병해방제에 까지 확대 개발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의 원리는 방제 미생물(Biocontrol agents)이 항생물질이나 독소, 효소 등으로 병원균을 직접 죽이거나 생장을 억제하는 것, 병원균과 기주 침입 부위를 경쟁하는 것, 병원균의 증식이나 포자형성을 억제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도 방제의 주체가 되는 미생물이 증식하지 못한다면 전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생물적 방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처리하려는 미생물이 식물체나 토양 중에서 활발하게 증식할 수 있도록 잔디관리가 병해되어야 한다. 즉 처리된 미생물을 고려하고 특히 살균제, 제초제, 비료 등에 대한 내성 등이 검토되어져야 한다.
이들 미생물의 활성이 잔디 관리에 의하여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생물재제는 근본적으로 농약과는 달리 잔디밭의 미생물 생태계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미생물을 정착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경조건(온도, 습도, 유기물의 양, 토양pH)과 토양에 서식하는 토착미생물과의 경쟁능력이다. 즉 처리한 미생물은 병원균을 억제시키지만 토착미생물들은 또한 처리한 미생물을 억제시켜 활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미생물 처리 후 사후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잔디밭의 특성은 일반 경작지와는 달리 한번 조성되면 전면적인 갱신작업없이 수십 년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미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취층(유기물)이 존재함은 물론 빈번한 살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생물이 정착하기데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때문에 미생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생물적 방제가 적용된다면 성공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생물적 방제를 골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첫재, 제도권의 등록절차를 거쳐서 효과가 검정된 제품들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금년에 2개 제품이 농약품목등록 시험 중에 있기 때문에 2-3년 후에는 일반 농약과 같은 생물농약의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둘째, 코스관리자의 미생물재제 및 잔디밭의 미생물 생태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생물적인 방제는 농약과는 달리 예방적인 차원에서 사용되어야 하고,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로 종합적인 개념 하에서 생물적 방제가 이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코스관리자들은 농약사용에 길들여져 있어 미생물도 농약과 마찬가지로 1-2회의 단발성 사용으로 완벽한 방제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생물 재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화학재제에 비하여 가변성이 많다.
따라서 미생물재제의 효과에 전적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많은 병해충 방제 수단 중에서 하나의 방제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생물적 방제는 효과적인 농약 한 가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단순한 병 방제가 아니라 작물의 재배학적 특성과 병 발생과정을 면밀히 파악하여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방제방법을 고려한 종합방제(Integrated Pest Management)의 일환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IPM의 핵심은 경제적 피해 수준이하로 병 발생을 낮추는데 있으며 각 단계에서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골프장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한 병해방제로 감농약 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성과 또한 매우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생물적 방제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실제 이용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실제 이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상에서 지적한 부분들이 보완되고, 사용자들의 미생물 재제에 대한 이해가 전제될 때 21세기형 잔디병해충 방제 수단으로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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