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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골프최고위과정 주임교수
참으로 좋은 환경과 시설에서 4시간 이상의 운동과 즐거움을 함께 만끽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이 좋아 작은 도시의 공원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의 정기를 느끼면서 운동을 사랑한지 셀 수 없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 운동에 유달리 욕심이 많아 각종 운동을 다 경험해 보고 평소 조깅을 즐겨 해왔었고, 대학시절에도 전공을 살려 골부를 하면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였다. 독일 유학시절에는 그곳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테니스와 배드민턴 그리고 조깅을 주로 많이 하였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지막하게 눈을 뜨게 된 운동이 골프였다. 미국에서 유학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골프를 잘 알고 있었지만 필자는 뒤늦게 골프를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정도 있었지만 아무튼 늦동이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골프를 하면서 필드를 이동하는 자체가 좋았고 운동의 형태중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유산소 운동의 형태인 골프운동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운동의 장점은 우리 인간을 인간답고 보람있게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활력소의 역할을 한다. 때문에 우리들은 운동을 선택하는데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골프운동은 이러한 장점들을 많이 갖고 있는 스포츠 종목 중의 하나다. 하지만 스포츠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인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흥미가 있어야 하고, 둘째, 육체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셋째,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넷째, 활동 비용이 저렴하여야 하고, 다섯째, 스포츠 현장까지의 이동시간이 짧아야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들의 골프 현실은 골프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많은 대중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골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골프업종에 관련된 사람들도 한 번쯤은 오늘날 한국 골프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시간에도 골프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여러 가지 해프닝들 즉, 골프운동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그리고 건강적 측면의 장점보다는 지나치게 진행시간에 차질을 주거나 비신사적이 행동을 유발하여 다음 팀들에게도 지장을 주는 일, 혹은 운동을 하는 동안 지나치게 교만하거나, 도움을 주는 캐디에게 무례한 말투나 불쾌한 행동 등으로 인하여 팀의 분위기를 저하시키는 등 이미 많이 알려지고 있는 골프장에서의 비신사적이고 무지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늘어 놀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가끔씩 나가는 골프장이지만 골프장에 부킹이 되어 있는 전날은 왠지 가방과 클럽을 챙기면서 어린 시절 소풍가기 전날 날씨를 걱정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침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돌아간다. 홀을 옮겨 다니면서 잔디를 밟고 지나 다니면서 잔디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들고 아이언 연습스윙을 하면서 어쩌다가 잔디를 파괴하고 디봇 자국이 진하게 생길 때는 마음이 아프다. 잔디를 아끼고, 혹여 약해지고 병이 들세라 노심초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걱정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코스를 이동하고, 가능하면 그린의 잔디를 적게 밟기 위하여 공의 위치가 멀어도 돌아서 올라간다. 디봇 자국에 열심히 모래를 채우고 시간을 내어 그린에 떨어진 공자국의 죽은 잔디를 뽑아내고 잔디 간격을 다시 잡아주고 편안하게 사랑스럽게 밟아주는 캐디의 정성이 갸륵하고 아름답다. 언제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18홀이 다가오고 있을 즈음에는 늘 아쉽고 허전하기는 마찬가지다. 흔히들 말한다. 18홀의 코스를 우리네 인생의 코스와 같다고 말이다. 첫홀 시작 지점에서는 오늘의 운세를 기대해 보며, 버디하고 줄파를 하여 기분이 좋다가도 잠시 헛눈 파는 사이에 OB, 벙커, 해저드 등 피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이 함께 하고 있지 않은가? 19홀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인코스가 좋으면 아웃코스에서 어려울 수도 있고, 양 파를 하다가 버디나 이글을 할 수도 있고, 아주 운이 좋은 날은 홀인원도 할 수 있는 게 우리 인생이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중요한 것은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는 마음 자세이다.
이제 필자의 글도 18홀에 거의 도착한 것 같다. 아무리 무리하여 27홀과 36홀을 한다 하여도 18홀에서 느꼈던 짜릿함과 즐거움만은 못할 것이다. 19홀의 철학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후회없도록 노력해보자. 골프 대중화를 주장하는 필자의 소견으로는 행정 당국에서는 골프와 관련된 지나치게 과중하게 책정된 모든 특별 소비세를 현실화 시켜주길 바라고, 퍼블릭 골프장 건설의 열기가 확산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속히 숙성되기를 기대해본다.
골프는 참으로 좋은 운동이다. 4시간이 넘은 시간을 맑은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면서,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즐기는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므로 최고의 매력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인 골프의 대중화를 위하여, 관련 단체, 애호가 등 많은 사람들이 몸소 모범적인 골프인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범 국민적으로 사랑받고 아끼는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골프를 하는 동안 최상의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잔디의 환경이 좋아야 한다. 골프를 사랑하는 소시민의 입장에서 골프장 잔디관리와 조경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많은 열정과 사랑으로 수고하여 주신 관계자 여러분들, 또한 18홀 내내 즐거움과 사랑과 도움을 많이 주신 캐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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