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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레이를 추방하는 길

유병림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

주중이든 주말이든 슬로프레이는 골프장에서 제일 먼저 추방해야 할 공해이다. 앞서가는 팀의 느린 프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우선 짜증이 나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 프레이가 엉망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주말 황금시간에 이른바 중요인사들이 천하태평으로 노닥거기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혈압이 오르는 것은 아마도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신설 골프장 사장이 명문으로 이름난 골프장 사장에게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에 명문이 될 수 있는가를 물었더니 대답이 간단했다. 어느 누구에게도 공평한 부킹질서만 끝까지 지키면 당장 명문이 된다고. 참으로 간단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한가지 더 첨가하고 싶다. 누가 골프를 치던간에 스로프레이만 추방하면 그 골프장은 단시일에 명문이 된다! 느린 진행은 골퍼자신과 캐디, 그리고 골프장 환경이라는 세 요소가 합작해서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자신이 느린 골프라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프로레이하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골프장 관리인이 잘 모르는 것 같다. 회원 비회원 남녀 가릴 것 없이 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안내와 교육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점을 소홀이 하는데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골프장에 가면 예외없이 진행을 빨리 해달라고 깃발을 달고 독려하지만 마이동품이다. 느린 프레이를 상습적으로 하는 멤버를 견책했다는 골프장을 들어 본 적이 없다. 10년 이상 경험이 있는 골퍼로서 걷기가 힘들 정도로 연로한 사람을 제외하고 항상 느린 프레이를 하는 사람은 공동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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