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골프그린은 과거에는 간혹 고려지 그린도 있었으나 퍼팅 품질이나 겨울철 동안의 영업성을 고려하여 현재는 전부가 Creeping bentgrass로 조성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벤트그라스의 품종으로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Penncross가 주종을 이루고 그 외에 Pennlinks, Penneagle, Seaside 등의 품종이 소수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 다양한 신품종의 개발과 더불어 여러 종류의 신품종이 국내에 유입되어 신설 골프장에 많이 조성되고 있다.
표에서 나타난 신품종의 조성 경위를 보면 설계자들의 추천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고 골프장 자체에서 미국의 재배성적을 참조하여 결정한 곳도 한 두곳 있다.
최근에 개발된 신품종은 대체적으로 잎이 섬세하여 직립성으로 밀도가 높아 Ball 구름이 좋고 낮은 예고에도 잘 견디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신품종들은 이러한 품질의 우수성 때문에 신설 골프장들에 많이 재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품종들이 한국적 기후에 대한 적응성 검증을 위하여 실제 포장상태에서 재배시험을 거치지 않고 그린에 적용되어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지난 겨율과 같이 강수량이 적은 경우 겨울철에 가뭄에 견디는 내성이 약하거나,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봄철의 꽃샘 추위때 맹아한 신초가 저온 스트레스로 인하여 봄철의 Green-up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었다. 기존에 사용해 오던 Penncross로 조성한 휘닉스파크CC를 제외하고 신품종을 적용한 거의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금년 봄철에 그린의 녹화나 맹아출현 및 신초생장에 상당히 지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썬힐C.C는 36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Penn-A4와 Penncross가 각각 18홀씩 식재되어 있어 지난 수십년 동안 사용해오던 품종인 Penncross와 신품종 Penn-A4 사이의 환경적응성에 대한 차이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플레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들 신품종은 밀도가 높고, 직립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잎이 가늘어 우수한 Putting quality를 보유하고 있지만 혹한기에 눈이 오든, 장마철에 비가 오던 open을 한다든가, 연간 내장객이 18홀 기준 평균 70,000명을 상회하는 한국의 영업현실을 감안할 때 환경 적응성에 대한 검증과 포장시험이 좀 더 철저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Penncross식의 재배방법을 신품종에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신품종에 맞는 시비체계나 관수관리 등에 대한 재배방법의 확립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외국에서 우수한 신품종이라 해서 국내의 재배시험 없이 선뜻 추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신품종을 추천하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좀더 심사숙고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 실제의 골프그린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의 확보나 관리방법에 대한 개선은 우리 그린키퍼의 몫으로 남아있는 숙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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