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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시대이다. 인간은 본래
자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자연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구는
증대되어 왔고 급기야
자연을 극복하는 단계를
넘어서 자연을 정복하려는
오만함으로 자연에
손상을 끼치는 단계에
이르렀다. 자연을 거슬러서는
인류의 번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인간의 욕구가
자연의 수용용량을
넘어선다면 자연은
인간을 보호할 수 없다.
인간의 욕구는 무엇인가? 매스로우(Maslow)는
인간의 욕구가 생존, 생활, 안위, 명예, 자아실현의 5단계로
이뤄진다고 했다. 그 끝 단계에서 심미적 활동은 인간의
최종적 욕망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생활하는
성인이라면 대체로 재물, 명예, 건강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은 생명을 지키는 것이며
생활의 최대 관심은 건강이다. 건강을 이끌어 내는 활동이
운동이며 그것에 흥미를 가미한 것이 스포츠이다.
현대인은 생활에 적절한 운동과 더불어 자연과 어우러진
정신적 스포츠라는 심미적 행태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다고 하지만 인간이 결국에 가서는
자연에 귀의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건강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공간이 골프장이다.
골프장은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니다. 골프장은 육체와 정신을
위한 장소이다. 즉, 건전한 스포츠 정신을 촉발하는 장소이며
새로운 정신이 깃드는 곳이다.
건전한 스포츠 정신은
승패를 떠나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부가적으로
승자는 겸허함과 아량을 갖고 패자는 자긍심과 불굴의 정신으로
정진하는 법을 깨쳐 가는 일이다. 새 천년에 이뤄져야 할
인류의 새로운 정신이란 자연과 조화로운 공간 계획적 성찰에
기인한다.
그러한 공간 계획적 목표는 첫째 창조성의
유도, 둘째 장소성의 유지 셋째 새로운 근린성의 도모로
압축된다. 창조성은 인간의 예지와 미래지향적 이성에 의해
만들어지며심미성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힘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지식과 정보의
네트워킹화하는 세계를 텔리컴뮤니케이션으로 더 한층 강화하며
가상적 세계를 시현하는 경향을 표출하고 있다.
장소성은
역사문화 속에서 시대적 특성을 통해 전통 인습과 자연환경의
개별적 공간을 특성화하는 근본이 된다. 조경에서 그러한
공간을 형상화하는 일이 장소성을 갖는 설계적 접근이며
지역적 명소화를 위한 장소의 차별화 기법이다.
새로운
근린성은 종을 초월해서 미래에 바람직한 초종적 공간(trans-species
space)을 갖음으로써 모든 삶이 역동적으로 영위되도록
하는 정신이다. 그러한 공간은 현재와 같이 인간만을 위한
개발지향적 자연에 대한 상극의 환경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상생(相生)의 환경이 요구된다.
그러한 상생의 환경을
창출하는 골프장이 이뤄지는 선봉에 그린키퍼들이 있는
셈이다. 자연경관을 지키고 상생의 이치를 터득하도록 잔디를
관리하며 더나가 자연을 벗할 줄 아는 슬기를 골퍼들에게
무언으로 지도하는 그린키퍼들이 아닌가? 골프장의 조경은
돌, 물, 흙, 나무 등이 어우러지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무한한
욕구를 충족 시도하는 정신수련의 장소성을 갖도록 도모하는
종합적 경관이 창출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량의
골프장은 최선의 그린키퍼에 좌우된다. 새 천년에 들어서
인류가 이뤄야 할 공간 계획적 과제는 심미적 창조성을
이끌면서 정체적 장소성을 지키며 동시에 상생적 근린성을
도모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린키퍼들의
최선의 의지와 노력은 새 천년을 사는 모든 삶들에게 공동의
선을 계도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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